하네뮬레 저널 A5, 타치카와 스쿨g펜 세피아

 

작년에 아이들과 통도사에 갔을 때 사람들 눈길 잘 닿지 않는 구석편에 있는 석상을 보았다.

그리 크지도 않고 아담한 오래되어 보이는 석상이었다. 스님들 사리탑들은 너른 잔디밭 양지바른 곳에

멋지게 자리 잡고 있었는데, 이 석상을 비롯한 몇개의 부서진, 아니면 일부가 훼손된 돌 조각들이 구석에

방치되어 있었다.

물구나무 서있는 사자상의 얼굴은 어린애 같이 귀엽고 몸매는 요염하게 생긴, 멋진 석상이 였다. 왜 애네들은

여기 이렇게 방치 되어 있을까라며 아이들과 얘기를 나누면서 상상해 보았다. 나와 같은 생각이 들었을, 먼저 지나갔던 어떤 이들은 석상 위에 작은 돌들을 살포시 얹어 놓았다.

멋지고 번쩍 번쩍하고 웅장한 것들보다, 살짝은 외면 당하고 낡아지고 흐려지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

자꾸 생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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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골드 수채물감, 수채화 전용지 35*16.4

 

정관에 볼 일보러 갔다가 우리 가족 모두 좋아하는 화덕피자를 먹으러 갔다.  파스타바니타는 처음 이었다.

4가지 치즈가 들어간 콰드로포르마지오 피자를 먹었었다. 화덕피자는 참 맛 있는데 먹돌이 두 녀석이 정말 잘먹다 보니 어딜가나 양이 참 아쉽다.

기억남는 일상의 흔적들을 그림으로 남기는 작업이 좋다.

물론 맛 있었던 음식을 그리는 것도 즐겁다. 그리는 내내 머리 속으로 몇개의 화덕 피자를 먹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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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골드 수채화물감,펜, 수채전용지 17.5*16.5

 

내가 키우는 제라늄 중에 스페인의 정열적인 탱고를 연상 시키는 꽃이 있다.

아리스토 레드뷰티 제라늄!  정말 빨강색이 참으로 예쁜 녀석이다.

수채화로 꽃을 잘 그려보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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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네뮬레 트레블저널 A5, 미젤로 미션골드물감,볼펜

 

 

꽃을 좋아하는 나에게 봄은 설렘이고, 행복한 기다림이자 기쁨과도 같다.

하지만 오랜시간 같이 살아 온 남편에게는 굉장히 불편하고 힘든 계절이 봄이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때문에 이 많은 안약들을 늘 옆에 끼고산다.

어느 순간부터 봄이면 남편과 꽃구경 하는게 힘들어졌다. 점점 봄이면 미세먼지, 황사는 해가 갈수록

심해져간다. 빨갛게 토끼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깊은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아무리 눈이 아파도 직장은 나가야하고 피로와 스트레스는 통증에 한 몫 더 한다.

빨갛게 충혈된 눈을 지우개로 지우듯 하얗게 지워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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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션골드 수채화물감.파버카스텔 아티스트펜,볼펜16.4*17.3

 

경주 불국사 입구에  왕벚나무가 많이 심어져 있다. 내가 갔을 때는 벚꽃의 향연에 비해 겹벚꽃은 너무나 대조 되게 왠지 썰렁해 보일 수 있었다. 어느 누구 하나  눈길 주지 않던 겹벚꽃이 나는 사랑스러웠다. 능수버들처럼 축쳐진 가지에 올망종망 아기들이 떼지어 조용한 수다를 떠는 모습으로 보였다. 일반 벚꽃도 예쁘지만 겹벚꽃의 매력은 한 송이 한 송이의 풍성함과 연분홍빛 설렘이다. 벚꽃이 떨어질 즈음 꽃봉오리를 맺는 겹벚꽃이 지금 화려한 잔치를 시작하는 중이다. 이번주 꼭 다시 그 곳에 가서 겹벚꽃의 초대에 참석하여 햇빛과 진한 한 낮을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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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치카와 g만년필 세피아,수채화용지 17.1*35

 

 

얼마전 경주 불국사에 갔었다.

아주 오래전에 가본 불국사라 처음 와 본 곳 처럼 낯설었다. 그리고 비싼 입장료에 살짝 당황

스러웠다.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사리탑 하나가 내 마음을 이끌었다. 비로전 옆 보호각 안에 조용히

숨 죽이고 있었다.

석가탑, 다보탑도 그냥 지나쳤지만 불국사에서 가장 맘에 드는 보물이었다.

고려시대 만든 걸로 추정되는 사리탑으로, 일제시대 일본으로 불법 반출되어 우에노 공원을 장식하다 1933년 반환 되었다고 한다.

기구했던 오랜 세월을 말해주듯 금이 가고, 떨어져 나간 몸체의 일부는 조용히 상처를 드러냈다.

사리탑을 보호각이라는 감옥에 가둬 둔 모습이 너무 안스러웠다. 이 멋진 조각작품을 시원스레 전체를 제대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  문화재를 보존한다는 것이 문화인식 후진국인 우리나라에서는 굳게 방어벽을 철저하게 치고, 엄청난 수의 감시카메라를 두는 건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사진을 부분 부분 잘라 찍고 그림으로 전신을 짜깁기 했다. 그림으로나마 사리탑을 자유로이 햇빛과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게 탈출 시켜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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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치가와 스쿨펜(블랙,세피아) 14.3*20.5 하네뮬레 저널.

 

울산에 영남 최대의 교보문고가 오픈했다고 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었다.

교보문고 건물 앞 가면형상에 탑처럼 높게 쌓여진 조형작품이 있었다.

알록달록 선명한 색깔로 시선을 끄는 작품이었다.

가만히 쳐다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기 본연의 모습과 마음을 숨기고 .

보여주기식 똑같은 가면을 쓰고 사는 현대 사람들의 모습과

 소비만을 부추기는 가게들로 즐비한 디자인 거리와 이 작품.

너무도 잘 어울려 보였다.

 하지만 이건 단순히 나의 생각일뿐 이 작품의 제목도, 작가도 모른다. 분명 작품 하단에 있었을

텐데 미쳐 확인하지 못하고 집에 왔다.

 

                                                                  실제 조형작품

 

                                                                                                    미션 골드 물감.26.8*18.2

 

 

 

캔디플라워 바이칼라

우리집에 있는 여러종류 리갈계 제라늄들 중에서 요녀석이 제일 먼저 이쁜 얼굴을 내밀었다.

아침 따뜻한 햇살과 함께 나를 반겨준 얼굴에 엄마미소를 짓게한다.

봄은 나에게 꽃이다. 그러기에 늘 설레고 들뜨게 한다.

 

 

 

                                                      홀베인 수채물감, 볼펜, 색연필,파버카스텔 아티스트펜, 24*31.8 캔손 수채화용지

 

함민복  '사과를 먹으며'를  시 패러디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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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행 스케치~  르 에스까르고

 

르 에스카르고는 불어로 '달팽이'라는 뜻이다.  맛있는 발효빵을 달팽이처럼 천천히 만드는 제주 빵집이 되자라는 뜻으로 지었다고 한다.

제주도민의 많은 발걸음과 여행자들의 블로그 유명세까지 더 해져서 빵이 나오기 무섭게 불티나게 없어진다.  그러다 보니 줄서서 기다리기, 전화 예약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단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빵에 넣을 수 있는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많은 젊은 고용준 셰프는 매일매일 쉬지 않고 빵을 만들어낸다.(일요일은 휴무)

계량제 대신 장시간 저온숙성, 자연발효의 방식으로 발효종을 사용하고, 제주밀을 직접재배, 제분을 하며 발효버터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낸다. 

빵과 곁들어 먹는 소스도 유명한데 아쉽게도 내가 갔을 때는 매진되어 먹어 볼 수 없었다.

이 모든 착한 재료들과 느림의 정성과 주인장의 장인정신과 같은 고집스러움으로 르 에스까르고는 늘 빵굽는 내음으로 가득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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